나는 엽떡에서 떡볶이보다 계란찜을 더 좋아한다.
엽떡을 먹을 때마다 계란찜에 감탄하며 엄청난 비밀이 숨겨져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집에서 엽떡 계란찜의 환상적인 맛을 재현하고자 여러 차례 노력해보았다.
멸치 육수, 다시마 육수, 녹차물(사실 이건 전혀 상관 없는 건데 그냥 해봤다), 채수 등을 넣고 만들어보았으나 오리지널의 맛을 재현하기엔 무리였다.
엽떡 계란찜에는 육향이 어느정도 느껴지는데, 나는 이게 고기 육수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양지로 낸 육수 같은?
근데 엽떡 계란찜 하나 만들자고 양지 사다가 육수 내기엔 좀 그렇고... 그래서 그냥 이건 안했었다.
아무튼 이런 저런 실패 끝에 이건 엄청난 비밀이 숨겨져 있나보다하고 포기했었다.
그런데 누가 엽떡 계란찜 맛은 그냥 소고기 다시다 넣고 만들면 된다고 하더라.
마지막으로 소고기 다시다를 넣고 만들어보니 엽떡 계란찜의 그 맛이 났다.
내가 엄청난 비밀-며느리도 모르는 비법레시피-라고 생각했던 것은 사실 소고기 다시다였던 것이다.
인생도 그런 것 같다. 대충 엄청난 비밀이 있고 대단한 것 같지만 사실은 별 것 없는 것이 대다수다.
허무했지만 어쨌든 알게 되었으니 그만이다.
- 엽떡 계란찜 만들기 -
1. 계란 풀기
오래 휘저을수록 부드러운 계란찜이 나온다. 근데 사실 물 넣을 거니까 적당히 풀어주면 된다.
2. 물 넣기
계란 : 물 = 1.5 : 1로 넣는데 그냥 1대 1로 넣어도 상관 없다. 물은 계란찜을 촉촉하고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3. 소고기 다시다와 소금 넣기
나는 계란 한 알에 다시다를 반 티스푼 정도 넣는다. 다시다는 맛과 어느정도 간을 내고 소금으로 나머지 간을 한다. 소금이 맛소금이면 더 맛있겠지? 다시다와 미원의 조합 짱 msg 파티. 아무튼 다시다 많이 넣으면 느끼하고 짜고 딱 먹어도 아 이거 다시다네 하고 들키니까 적당히 넣기. 다다익선은 요리에 적용되지 않는다. 사실 모든 일에는 선이 있는 것이다.
4. 전자레인지 2분 돌리기
근데 이건 전자레인지 출력마다 달라서 조금 다를 수도 있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한번에 2분을 넘어가면 안된다. 많은 양을 돌릴 때, 한번에 6분 이렇게 돌려버리면 계란찜의 수분이 증발하여 뻑뻑해진다. 따라서 2분, 꺼내서 좀 섞어주기, 2분, 꺼내서 섞어주기, 2분 이렇게 끊어서 돌려줘야 한다. 근데 뭐 귀찮으면 그렇게 돌려도 뭐.. 본인 선택이지 뭐....
+) 당근이나 양파, 파 등을 찹해서 넣으면 채소 향도 나고 좋은데 귀찮으면 생략 가능하다.
한줄 요약: 엽떡 계란찜의 비밀은 물 넣고 소고기 다시다 넣으면 된다.
아니 지금 검색해보니까 다들 알고있었네 나만 또 몰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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